연성/Arknights Dream
체시무에 - 에스코트
돌의꿈
2023. 8. 25. 01:26
900년 빅토리아 탐정버디AU
예법과 격식에 따라 낮게 내밀어진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을, 명탐정의 눈은 놓치지 않았다. 그러나 체시 흐미엘은 제 유일한 컴패니온을 위해 기꺼이 눈 앞의 진실을 모르는 체 하며 그의 팔 위에 제 손을 얹었다.
"카시미어식 데이트 신청이야? 멋진데."
"…가울에선 파트너를 에스코트할 때 다른 방법을 쓰나?"
입술과 미간을 한데 모은 체시는 닿았던 손을 떼고 한 걸음 물러섰다. 그를 좇는 황금빛 시선에 실망이 깃들더라도, 이제는 정말 오해를 정정해 줄 필요가 있었다.
"음, 난 훈작의 친동생이 아냐. 귀족가의 예법과는 좀 거리가 있는 편이지. …데이트 신청 무르려면 지금이야."
"오히려 좋은 일이 아닌가." 무에나는 덤덤하게 말하며 체시의 손을 끌어 제 팔 위에 다시 올렸다. "우리의 데이트가 카시미어와 가울의 외교 분쟁으로 이어지진 않을 테니."
"그건 장담 못하겠는데…" 중얼거리면서도 기분이 좋은지 슬쩍 웃으며 깊숙히 팔짱을 껴오는 제 탐정의 손을, 무에나 니어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꽉 쥐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