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1.22 미스키 백업
“있지 켈시. 너는 내게 알려주지 못하지. 그러니까 내가 가설 하나를 세워 볼게.”
“그래.”
“나는 ‘죽은’ 적이 없어. 내 몸이 죽음에 가까운 상태가 되면 너는 나를 석관으로 데려가. 제대로 작동하는 석관에 잠든 나는 나를 기록한 잉크가 희미해질 때쯤 모든 기억을 잃고 깨어나, 새로운 신분으로 활동하는 거지.“
”내가 할 수 있는 건 듣는 것 뿐이다.“
”그거면 돼. 내가 정말로 궁금한 건 내 과거나 석관의 작동 원리 따위가 아니거든.“
”그러면?“
”만약 내가 - 나라는 인격이 석관에 안치되기를 거부하고 ‘체시’ 로서 흙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면-“
”미안하지만 내 책무는-”
“아니, 끝까지 들어.”
“그래.”
“그러면, 내가 네 책무마저 외면하고 몬3터의 손아귀마저 벗어나 해방된다면, 그러면 네 일은 끝나?”
“……“
”너는 책무에서 해방되어 자유가 돼?”
“내가 테라에서 한 선택은 모두 내 의지다, 체시. 이 대지를 걷고, 선택을 하며, 그 선택이 일으킨 날갯짓을 따라 다시 걷는 것이 단순히 책무로만 여겨졌다면 나 또한 오래전에 프리스턴과 같은 선택을 했겠지.”
“응. 켈시라면 분명 그러리라고 생각해. 켈시는 보기보다 정이 많으니까.“
”…무슨 의미지, 그건.“
”화내지 말고. 하나만 더 물을게. 하지만 네 책무는… 정말로… 무겁지는 않아?”
“이 정도를 살아오면, 책무에서 벗어나는 트릭 정도는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, 고 해두지.”
“어쩔 수 없네, 그러면.”
”뭐가?“
”내가 내 남편 옆에 나란히 묻혀 썩겠다고 너를 외롭게 두는 것도 못할 짓이잖아. 쉽지 않네… 프리스티스라서인가.”
“……“
”난 분명 디시 오래 잠들겠지만, 이 다음 이름도 네 옆에 쓸게.“
”선택지가 있는 것처럼 구는군.“
”다음에도 깨우러 올 거야? 고마워.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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