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것저것23 마지막 인사 묘지 사이로 작게 난 길. 잘 정돈된 자갈이 발 아래서 부서지는 듯한 소리를 낸다. 그러나 발을 들어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둥그렇게 닮은 돌은 말짱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. 길을 따라 걷던 발은 어느 한 곳에서 멈추고, 돌에 쓰인 문구를 굳은 시선이 몇 번이고 반복해 읽는다. 바람은, 카시의 하나로 묶은 머리를 거세게 흔들며 지나갔다. 이 바람이 인사라면 좋았을 텐데,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것은 마술세계에서나 부정될 말이었다. 카시는, 세계에 발을 걸치고 있어도 한낱 용병인 자는, 답지 않은 침묵을 지키며 맨바닥에 대강 걸터앉았다. 등에 메고 있던 긴 가방을 풀어, 검이 아닌 작은 병을 찾는다. “술 좋아하믄 그렇다고 말을 하지.”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슬픔이 깃들어 있다. 용병은 홀로 남아 과거.. 2022. 12. 16. 귀꼬리 달린 30대 초반의 성인 남캐를 어떻게 하는 글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. 2021. 10. 5. 단 술?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. 2021. 10. 1. 지킨다는 것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. 2021. 9. 13. 고해. "If you forgive the sins of any, their sins have been forgiven them;if you retain the sins of any, they have been retained."John 20:23 ⠀제가 지금부터 고해할 것은 아주 오래된 죄입니다.⠀저는 제가 뻐꾸기 새끼가 아닐까 의심하곤 했습니다. 물론 그럴 리는 없지요. 제 어머님과 아버님은 서로에게 충실하셨고, 저는 두 분을 너무도 빼닮았으니 말입니다. 제가 의심하는 것은 제 두개골 안쪽에 든 부분입니다. 양친과 누님까지도 충실한 신의 종으로 살아왔습니다. 그러나 저는, 어디에 있는 걸까요? ⠀놀라시는군요. 겉으로 보기엔 제법 잘 하고 있었던 모양이죠? 그러나, 저는 감히 그분의 뜻이 아닌 다른 곳에도 .. 2021. 9. 7. 이전 1 2 3 4 5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