무에나 생일 축하합니다
1년뒤에도 드림하고있다니... 거짓말같다
어디까지나 그의 기준에서, 생일은 평범하되 만족스러웠다. 아침에 눈을 뜨면 그의 옆에 누워 생일 축하한다고 말하며 웃는 연인, 늘 그렇듯 함께하는 아침 식사. 티타임에 방문한 가족들, 쌓여가는 선물상자. 물질적인 것보다 지금 함께할 수 있음에 더 가치를 두는 그이지만, 열심히 고른 선물을 좋아해줄지 긴장과 기대 어린 시선을 받으며 상자를 여는 기분은 썩 나쁘지 않았다. 그래서 체시가 시간이 날 때마다 주방에 가서 케이크 만드는 연습을 하는 것도 모르는 척 하며 오늘을 기다려 왔으니까.
그렇게 평범하고 만족스러운 하루 끝에 그가 단 하나 예상하지 못한 것은 체시가 준비한 선물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뿐이었다.
"생일 축하해, 무에나. 선물은 나야."
"…………"
"왜, 선물이 마음에 안 들어?"
두 볼뿐 아니라 귀끝과 목덜미까지 새빨걔진 무에나를 보며 큭큭 웃은 체시는 몸을 일으켰다. 이불이 흘러내리며 맨몸에 리본만 감은 두 번째 선물이 무에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.
"그… 아니, 싫은 건 아니… 다만, 나는…"
"안 풀어볼 거야?"
새빨갛게 익은 목덜미를 스친 손이 잠옷 안으로 파고든다. 잘 준비를 마치고 늘어져 있단 근육이 바짝 긴장하고, 속절없이 이끌린 몸은 거절할 틈도 없이 침대에 누여진다.
"생일이니까 마음대로 하게 해 줄게."
"그,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. 나는… 이미 충분히 받았다. 정말로."
"내 생일 때는 내 마음대로 할 테니까 그냥 받아."
이미 무에나의 위로 몸을 숙인 체시가 속삭이고, 검은 머리칼과 리본이 그의 주위로 길게 늘어져 쏟아진다. 아무것도 아닌 벽에 갇혀, 무에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. 바짝 긴장했던 몸이 조금 돌아오고, 무에나는 그제야 제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.
"어떻게 해 줄까?"
진분홍색 리본이 가로지르는 몸이 유독 희게 다가와 침을 삼키면, 그러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웃고는 무에나의 손을 끌어 리본 끝을 쥐게 한다.
"이대로면 된다. 다른 건… 바라지 않아."
서로가 서로의 취향은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, 그 정도 의사 표현이면 충분했다. 긴장한 손이 리본의 끝을 잡아당기고, 선물의 본분에 맞추어 체시는 그 손끝에 다정하게 입을 맞춘다. 오늘은 정말로, 그가 좋아하는 대로 안아줄 작정이었다. 이미 붉어진 얼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날이니. 흘러내린 머리를 귀 뒤로 넘겨 정리하는 체시를 향해 들린 고개가 그의 입술을 더듬어 찾고, 두 사람의 숨이 포개짐과 동시에 긴장한 팔뚝이 단단하게 체시의 목을 끌어안고, 올라간 입꼬리는 이내 그의 숨을 깊숙히 집어삼켰다. 생일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 해도, 겨울의 밤은 충분히 길었다. 그거면 되었다. 무에나는 천천히 눈을 내리깔았다. 이제 익숙해진 기대감과 함께, 허리에 감긴 허벅지가 꽉 조여들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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